켄윌버의 통합영성을 읽고 한계점 및 통찰점

2021. 10. 12. 09:22카테고리 없음

켄윌버의 통합영성을 읽고 한계점 및 통찰점

윌버의 사분면을 살펴보면 자기와 의식()의 영역은 본능에서 통합으로, 두뇌와 유기체(그것) 영역에서는 조대에서 원인체로, 문화와 세계관(우리) 영역은 태곳적에서 통합적으로, 사회 체제와 환경(그것들) 영역에서는 생존을 위한 씨족에서 통합적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윌버는 이 책 <켄 윌버의 통합영성> 뿐만 아니라 다른 저서들에서도 좌측 분면(자기와 의식, 문화와 세계관)에 중점을 둔 분석을 실행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 개인적 수행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는 까닭에 우측 분면, 특히 사회 체제와 환경 영역에 대한 분석과 심도 있는 접근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개개인의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개인적 영역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외적 수준(사회)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개인의 차원에서 전체의 차원으로 진화는 통합영성의 개념에는 동의하고 있으며, 이것이 제가 실천하고 있는 심리치료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에 집중된 나머지, 우측 분면에 대한 연구의 비중이 적어지고 사회적 이념이나 체제 변혁을 위한 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통합영성에서의 분명한 한계라고 판단합니다또한 윌버가 통합영성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적 맥락을 관통하고 있는 통합적 접근의 핵심적인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보편성과 통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심리 치료 내담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약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치유 방법론과 윤리적 가치로서 약자를 우선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윌버의 사분면 모델에 대해 논의할 때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수평적 관계에 대한 오해인 수직적 관계로의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윌버의 통합영성은 의식 발달의 단계와 진화 등과 같이 내적 가치 위주의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인간의 의식 발달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는 외적 가치의 다양성(인종, 국가 문화, 나이, 성별 등)에 대한 논의도 다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사회 문화적 요소들을 다루는 생태문화나 사회적 영역에서 행해는 심리치료 등과 같이 외적 가치를 다루는 이론들과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통합이론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윌버가 다루는 AQAL의 다섯 가지 요소 가운데 4분면과 수준, 라인, 상태의 경우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요소라면, 유형의 경우에는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것이기에 한정적이고 부분적인 요소에 해당합니다. 특히 유형의 경우, 대상자에게 있어서 의식 발달의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더라도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식의 다양성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유형이라는 요소는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그 개인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의식 발달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윌버가 제시하고 있는 유형 체계를 남용할 경우, 한정적이고 부분적이라는 특성으로 인한 경직성을 유발할 수 있고, 윌버가 강조하고 있는 수평적인 유형 체계에 대해 이를 수직적인 체계로 오해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안드레 마퀴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특정 유형에 대해 다른 유형과의 비교를 통한 우월성이 강조되거나 그 열등함이 두드러지는 오류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